“성과는 평균 이상인데, 예전만큼 에너지가 없어.” HR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이직은 안 하는데, 성장도 안 하는 것 같아.” “프로젝트에서 존재감이 줄어들었어.” 표현은 다르지만 가리키는 사람은 같다.
이런 직원은 전통적인 인사관리 지표에서는 잘 포착되지 않는다. 이직하지도 않고,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으며, 평가도 중간 이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조직 생산성 관점에서 보면, 이들이 바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위험군일 수 있다.
그럼 이들을 어떻게 찾아내는가. 감(直觀)으로는 안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Stagnation Index, 즉 정체 지수다.
왜 ‘정체 인력’은 보이지 않는가
조직에서 조용한 퇴사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다.

가장 큰 원인은 평가 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평가 시스템은 연 1회, 절대 점수 중심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정체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변화율’의 문제다. 올해 점수가 몇 점인지가 아니라, 작년 대비 얼마나 움직였는지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Cohort 비교의 부재가 겹친다. 연차·직군·직급을 고려하지 않으면 상대적 성장 속도를 파악할 수 없다. 3년차 평균 역량 성장률이 +8%인데 A직원의 성장률이 +1%라면 어떤가. 절대 점수는 85점으로 우수해 보이지만, 같은 비교군 대비 성장이 멈춘 것이다. 이것이 위험 신호다.
마지막은 행동 데이터의 미활용이다. 성과 점수 외에도 프로젝트 참여 수, 신규 역할 수행 경험, 교육 이수 후 역량 반영도, 협업 네트워크 중심성 같은 데이터가 조직 안에 이미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합해 보는 기업은 많지 않다.
조용한 퇴사는 ‘감정’이 아니라 ‘성장 속도 둔화’로 측정해야 한다.
측정해야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재야 하는가. 여기서부터가 설계의 영역이다.
Stagnation Index는 이렇게 설계한다

개념부터 정의하면 이렇다.
Stagnation Index = (기대 성장률 – 실제 성장률) + 참여도 하락 지수 + 역할 확장 정체 지수
기본 프레임은 네 가지 구성요소로 짠다.
| 구성요소 | 정의 | 측정 방법 |
|---|---|---|
| Growth Gap | 비교군 대비 성장 격차 | Z-score 기반 성장률 비교 |
| Engagement Drift | 참여도 감소 | 프로젝트 참여 수 변화율 |
| Role Expansion Lag | 역할 확장 정체 | 신규 과업/직무 경험 여부 |
| Skill Velocity | 역량 증가 속도 | 역량평가 점수 변화율 |
계산은 간단 버전부터 시작하면 된다. Cohort 평균 성장률을 산출하고, 개인 성장률을 계산한 뒤, Z-score로 변환하는 순서다.
Z = (개인 성장률 – Cohort 평균) / 표준편차
Z < -1.0 이면 정체 위험군이다. 여기에 참여도 감소율 -15% 이상을 추가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프로젝트 참여 수 변화율이나 신규 과업/직무 경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직무라면 어떻게 하는가.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직급 체류연한을 활용하면 된다. 즉, Cohort 내 평균적인 직급 체류기간 대비 개인별 직급 체류기간을 이용해 정규값을 만들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 승진한 지 1~2년밖에 안 된 경우와 표준 체류기간에 가까이 있는 경우에 동일한 가중치를 두면 데이터에 편향이 나타난다. 이때는 기술적인 보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방식이 Sigmoid Curve 방식의 Calibration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이후 세부 설계 시 따로 설명하겠다.)
지수를 만들었다면 다음 질문은 하나다. 이걸 현장에서 어디에 쓰는가.
실제 활용 시나리오: 현장에서는 이렇게 쓴다
가장 먼저 쓸 곳은 핵심인재 풀 점검이다. Talent Pool 안에서 성과 상위 20%이면서 Stagnation Index 상위 25%인 그룹을 걸러내면, “겉보기엔 우수하지만 내부 동력이 약화된” 인재가 드러난다. 이 경우 단순 보상 강화는 답이 아니다. 역할을 다시 설계하거나 커리어 패스를 리프레시해야 한다.
승진 후보 검증에도 쓸 수 있다. 후보 중에서 최근 2년 성장 기울기가 감소하고, 네트워크 중심성이 하락하고, 신규 프로젝트 참여가 없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가. 리더십 파이프라인 리스크다.
조직 단위 진단도 가능하다. 부서별 평균 Stagnation Index를 비교했을 때 A본부가 0.3, B본부가 1.4라면, B본부는 리더십 스타일, 과업 구조, 학습 기회 부족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HR 전략 이슈다.
여기까지가 활용법이다. 그런데 이 지수가 기존 성과 분석과 무엇이 다른지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Stagnation Index와 People Analytics의 연결

이 지수의 핵심은 단순 성과 분석이 아니라 성장 궤적 분석이라는 점이다. People Analytics가 던지는 질문은 이렇다. 이 직원은 과거 대비 얼마나 성장했는가. 동기 대비 성장 속도는 어떤가. 조직 기여도는 확장되고 있는가. 점수가 아니라 궤적을 본다. 이것이 데이터 기반 HR의 전형적인 접근이다.
조용한 퇴사는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조용한 퇴사는 성장 정체에 대한 체념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HR의 역할도 달라진다. 퇴사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성장 속도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Stagnation Index는 그 보이지 않는 리스크를 수치화하는 도구다. 이제 감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HR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은 회사를 떠나기 전에, 성장에서 먼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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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gnation Index를 수천 명 규모 실제 데이터에 적용해 QQE Score로 구현한 분석 사례는 【조용한 퇴사를 수치로 잡아라: QQE Score 설계와 Python 구현】 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정체 인력이 결국 퇴사로 이어지기 전, 조직 문화가 먼저 신호를 보낸다. 그 5가지 신호는 【인재가 떠나는 조직의 5가지 문화 신호】 에서 정리했다.
- Cohort 설계와 Z-score 적용 등 정체 지수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설계 방법은 【Cohort 분석이 HR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는 이유】에서 먼저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